디자인과 매출에 관한 허상

이 제목을 보고 글을 읽는 분이 만약 웹사이트 운영자라면 우선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웹사이트 성격이 어떤 것이냐를 염두에 두고 읽어주세요.

웹상에 떠도는 허상 중의 하나는 UI가 직관적일 수록 좋다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좋다”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히 제시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UI가 직관적이어서 좋다라는 말은 사용하기 편하다는 의미이지 웹사이트 수익이 올라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허상은 디자인이 멋지다면 방문자가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포탈의 전면 페이지를 리뉴얼하는 것이 방문자를 늘리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ZDNET의 김효정 기자는 “매출이 떨어진다면 UI를 바꿔라”라는 기사를 통해서, 백화점과 경희대학교 김태용 교수의 말을 인용, 디자인 특히 UI가 매출에 영향을 준다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 기사는 얼뜻 보기에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무리하게 결과를 도출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나타납니다.

단언하지만, 디자인이나 협소한 의미에서의 마케팅은 웹사이트 수익과 분명한 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어떻게 바꾸었을 경우 수익이 늘어나는지는 결코 알 수가 없습니다. 현대의 웹비지니스 기획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서비스 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본 후 효과가 있을 경우에만 모든 부분에 적용시킵니다.

ZDNET 인용:

인터넷 브라우저 상에서 상하, 좌우의 특정 지점에 대한 시각 반응을 분석해 보면, ▲ 좌우 양 지점에 대한 첫 응시율(사용자가 바라보는 비중)은 왼쪽 73%, 오른쪽 27%이다. ▲ 상하의 첫 응시율은 위쪽 69%, 아래쪽 23%로 조사됐다. ▲ 그리고 좌우에 상관없이 대각선으로 양쪽 지점을 잡더라도 아래쪽보다는 위쪽이 월등하게 높은 응시율을 나타냈다.이러한 패턴을 종합한 결과 인간이 브라우저를 바라보는 본능적인 시선의 움직임에 가장 적합한 사이트 구성은 첫 번째 좌측 상단에서 시작해 우측으로 진행해 내려오는 ‘시계방향’ 구성이 가장 뛰어나며, 가운데 상단에서 시작해 다시 왼쪽으로 갔다가 시계방향으로 보는 구성이 두 번째라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연구는 외국의 경우 일리가 있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이 UI전문가라면 아이트래킹이라는 용어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트래킹은 시선을 모니터의 점으로 표시하고, 색깔로서 가중치를 표현하는 실험으로 AD Blindness(사용자가 광고가 있는지도 모르게 서핑하는 현상)가 문제가 된 후에 나온 테스트입니다.

하지만, 위의 실험과 ZDNET의 기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웹 비지니스에서 사용자의 패턴에 대한 예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를 편하게 만드는 것이 수익과는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장 쉬운 예를 오프라인에서 든다면 강화가 좋은 예가 됩니다.

강화도는 수십년 전부터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좋은 주말 여행지였습니다. 강화도가 경기도에서 인천으로 편입되고 난 후, 인천시의 지원으로 매끄러운 도로가 깔렸고, 지금은 예전에 비해 1/2 밖에 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도로로 인해 초창기에 강화의 도로 주변의 땅값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도로가 좋아져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상가 수익이 늘어나지 않겠냐라는 예측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 되고 말았는데, 예전에 4-5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도로 주변에 생긴 음식이나 가계들이 1-2시간 밖에 걸리지 않게 된 후에는 전혀 장사가 되질 않았습니다. 차가 서서 사람이 내려야 하는데, 도로가 막히질 않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지금은 강화로 가는 길 주변엔 길거리에서 음료수를 파는 이도 없고, 상가도 없어졌습니다.

UI도 비슷한 면이 있는데, 첫페이지에서 원하는 곳으로 직접 갈 수 있는 링크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페이지 뷰가 줄어들어서 매출도 줄게 됩니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포탈들의 뉴스 링크를 보면 기사로 직접 링크를 걸지 않고, 그 기사가 나온 리스트에 링크를 걸게 됩니다. 보는 이는 매우 불편하지만, 엄청난 페이지뷰를 추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방문자 입장에서 보면 편하다고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컨텐츠가 있으면 방문하게 됩니다.

DCINSIDE는 초창기부터 UI나 웹디자인 부문에선 고려하면 안된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웃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이소다라는 전문가 위주의 포토 사이트도 처음 방문하면 복잡함에 놀라곤 합니다. 이런 웹사이트는 강력한 컨텐츠가 있기 때문에 다른 웹사이트에선 아무리 UI나 디자인을 멋지게 만든다고 해도 이길 수가 없는 것입니다.

현재에 와서 가장 바람직한 UI 기획은 기존 서비스와 같이 운영을 해본 뒤 피드백을 받아서 조금씩 변경하고, 됐다 싶으면 완전히 바꾸는 것입니다. 방문자의 행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개미가 앞으로 갈지 옆으로 갈지를 예측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가능합니다.

웹비지니스에 대한 기획은 예술의 영역이지 공학의 영역이 아니며, 공학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피드백에 의한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지, 예측을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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